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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19년을 위한 3개의 거울 [출처: 매일경제 2018.11.29]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1/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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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 사건은 충격을 넘어 엽기적이었다.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으로 시작된 파문은 석궁과 일본도로 닭을 죽이게 하거나, 토할 때까지 강제로 술을 먹이고, 중년간부들에게 빨강·파랑 등의 머리 염색을 강요한 사실 등이 줄줄이 밝혀지며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사이코패스`라 부를 만했다.

그도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을 텐데,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 필자는 자신을 보는 `성찰의 거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모든 리더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성공할수록 권력은 점점 커지고 맛은 더 달콤해진다. 그래서 치명적이다. 최근의 어떤 사례처럼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조차도 권력의 달콤함에 길들여지면 무절제해지고 오만해진다. 결국 성찰의 거울이 없으면 누구든지 괴물로 변한 자신을 보지 못한 채 끝내는 파멸하게 되는 것이다. 리더의 자리가 위험한 이유는 부하들이 직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공한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리더들이 오만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古典)들을 정하고 `군주의 거울`이라 불렀다. 필자는 뜻을 같이하는 CEO 300여 명과 함께 `루첼라이정원`이라는 고전학교에서 새벽 시간을 이용해 50여 편의 고전을 공부해왔다. 그 내용 중에서 2019년 우리 모두를 비추는 성찰의 거울로 쓸 수 있는 명장면 몇 개를 소개해 본다.

#1. 오딧세우스는 사이렌의 바다를 지나며 노랫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부하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고, 자신에게는 이런 처분을 내린다. "나를 돛대를 고정하는 나무통에 꼼짝하지 못하도록 밧줄로 묶으시오. 그리고 내가 만약 그대들에게 풀어 달라고 애원하거나 명령하거든 더 많은 밧줄로 나를 꽁꽁 묶기 바라오."(오딧세이아, 12권) 리더도 인간인지라 때로 잘못된 판단으로 조직을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오딧세우스는 자신이 리더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부하들보다 더욱 가혹한 기준으로 자신을 묶고 절제했다. 2019년 우리에게 필요한 첫 번째 거울은 `절제`의 거울이다.

#2.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찾기 위해 프리아모스는 적장 아킬레우스를 찾아와 간청한다. "아킬레우스여! 슬픈 노령의 문턱에 서 있는 그대 아버지를 생각해 보시오! 나는 그분보다 더 동정받아 마땅하오. 나는 세상의 어떤 사람도 차마 못한, 자식들을 죽인 사람에게 자비를 간청하는 손을 내밀고 있지 않소?" 프리아모스가 죽은 헥토르를 위해 꺼이꺼이 울기 시작하자,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아버지와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위해 울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의 울음소리가 온 집안에 가득 찼다.(일리아스, 24권) 아킬레우스는 비로소 이 장면에서 최고의 영웅이 된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민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2019년 우리에게 필요한 두 번째 거울은 `공감`의 거울이다.

#3. 출전을 앞둔 키루스 대왕에게 그의 아버지가 부하들의 자발적인 복종에 대해 말한다. "항상 은혜를 베풀 수는 없다. 대신 너는 그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하고, 나쁜 일이 생기면 함께 슬퍼해라. 그들이 고통받고 있으면 도우려 노력하고, 그들에게 안 좋은 일이 닥치지는 않을지 항상 염려해야 한다. 이렇게 너는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키루스의 교육, 1권) 키루스 대왕은 바로 이 동행의 리더십을 실천해 페르시아 제국을 창건하는 데 성공한다.


2019년 우리에게 필요한 세 번째 거울은 `동행`의 거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렵고 또 혼란하다. 이 상황 속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과 공동체가 살아남으려면 나부터 변해야 한다. 나는 변하지 않고 남들이 변하기만 기다린다면 새로운 미래는 결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2019년 새해에는 절제와 공감과 동행의 거울로 우리 자신을 점검하며 힘차게 달리자.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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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RL: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8&no=745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