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콘텐츠 시작

고객센터

공지 및 이벤트

콘텐츠 시작
[세상읽기] 삶은 달걀로부터 받은 감동 [출처: 매일경제 2018.09.06]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9/06 10:15
이전 글[세상읽기] 사물인터넷, 뭣이 중헌디?! [출처: 매일경제 2018.10.18]2018/10/18
다음 글[세상읽기] 文정부의 ‘착한 길' vs ‘강한 길' [출처: 매일경제 2018.07.25]2018/07/25

기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지수는 18개월 내 최저로 추락했고, 사업을 접겠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에 고용을 유지하고 사업을 성장시키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방법은 오직 하나, 이 세상에 없던 창조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만들고 고객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창조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새 길을 만든 중소기업들을 만나 보자. 얼마 전 야근을 하던 필자는 편의점에서 사온 `삶은 달걀`을 먹고 깜짝 놀랐다. 여태껏 만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창조적인 제품의 이름은 `감동란`. 이름이 좀 `오버` 아닌가 생각했지만, 한 알을 먹은 후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삶은 달걀엔 치명적인 단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먹다 보면 목이 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제품은 먹기 좋게 반숙으로 삶아져 그냥 먹어도 목이 메지 않았다. 또 하나의 단점은 늘 소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흰자와 노른자에 고르게 간이 배어 있어 소금이 필요 없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적당한 간`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사실 위의 두 가지 문제점은 수백 년 동안 `삶은 달걀`을 따라다닌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모두가 불편하고 답답한 아픔(pain)을 느꼈지만 아무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기업이 그 아픔을 보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내자, 감동받은 소비자들은 스스로 홍보대사가 됐다. 그 덕분에 월 85만개, 3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는 편의점 히트상품이 됐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되던 `삶은 달걀`의 눈부신 변신! 창조성은 남들이 보지 못한 아픔을 보고, 도전할 때 찾아왔다.

그렇다면 평범하고 흔한 김밥도 창조적인 혁신이 가능할까? `바르다 김선생`은 "혹시라도 김밥에 불량한 재료가 들어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사람들의 마음속 `불안`을 간파했다. 특히 김밥을 학생들이나 어린아이들이 많이 먹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모님들 마음속 불안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 회사는 김밥의 5대 재료인 단무지, 김, 계란, 쌀, 참기름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을 제거하는 데 승부를 걸었다. 화학약품이 없는 5무(無)단무지, 청정지역 김, 도정한 지 15일이 지나지 않은 쌀, 무항생제란, 질 좋은 참기름만을 사용한 결과, 지금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고객들의 마음속 불안이라는 아픔을 정확히 포착하고 해결한 결과다.

치킨집은 레드오션 중에서도 최고의 레드오션이다. 하지만 빈틈을 뚫고 창조성을 발휘한 사례가 있다.

최근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60계`이다. 고객들은 닭을 튀길 때 기름을 어떤 것을 쓰고,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등 기름의 위생 상태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60계`는 이런 고객들 불안을 잡아 여기에 올인했다. 이 회사는 매일 새로운 기름을 사용하고 딱 60마리만 튀긴다는 원칙을 세웠다. 통상 90마리까지도 가능하지만, 가장 맛있는 닭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찾은 마법의 숫자였다. 이뿐만 아니라 주방에 CCTV를 설치하고, 고객들이 24시간 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객에 대한 남다른 정성을 바탕으로 `60계`는 외식업 부문에서 서비스 고객만족 대상을 2년째 수상하기도 했다.

창조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think different`, 즉 `다른 것을 생각하라`고 말했다. 다른 것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다른 것은 바로 사람들 마음속에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창조는 대단히 인문적이다. 삶은 달걀, 김밥, 치킨을 혁신한 사례는 사람들 마음속의 불편, 불안, 복잡 등 아픔을 볼 수만 있다면 흔해 빠진 제품도 얼마든지 창조적인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한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여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창조성에 불을 붙여 새 길을 만들어 나가자.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URL: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8&no=561048